KEARNEY 박시영 파트너의 ‘투자 혹한기의 M&A 전략’에 대한 칼럼을 공유 드립니다.
“시장이 얼어붙었다” 라는 말을 유난히 많이 쓰고 있는 혹독한 시기이다. 국내 및 글로벌 유수 언론들의 기사 발표에서 M&A 시장이 냉각기라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갈수록 공포감이 극대화되며, 걱정과 우려 그리고 탄식이 어우러지며, 기업인들에게 많은 스트레스와 고민들을 던지고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 사실 국내/글로벌 M&A 시장은 최근 2년 간 그 어느 때보다 급격한 성장기를 거쳐왔다. 누구나 한번 쯤 이제 정체기가 오겠지라는 우려를 가지고 있었는데, 당초 예상보다 꽤나 뒤늦게 그 시기가 다가왔다는 것이 투자 업계 사람들의 반응이다.
그렇다면 기업인들에게 투자 혹한기는 냉혹한 위기로만 작용할까? 결론만 먼저 말하자면 이는 그렇지 않다.
첫째
M&A 전통적 목적 중 하나인 “규모의 경제 확보”를 위한 동종업 내 업체 인수를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는 기회이자, 동시에 Minority 투자 저변의 확대로 인해, 중소규모 Deal의 범람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한다.
전통적으로 M&A의 목적은 동종업계 내 지역/ 제품/ 규모 관점의 “Expansion”을 통한 시장 지배력 강화의 수단으로 각광받았으나, 한동안은 기술/사업의 복잡성 증대로 인해 “신사업/기술 확보”의 수단으로써 보다 많이 사용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과거 모든 산업의 역사에 비추어 볼 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을 때, 기업들은 통폐합을 통해서 이를 견디고 성장하는 기회로 활용했던 것이 정설이다. 반도체, 제약, 식품 등 다양한 산업은 모두다 업체들 간 통폐합을 통해 규모 확대, 시장 지배력 견고화를 이루며, 이들만의 리그들을 결성했다. 결국 기업 간에서 Volume play를 위한 Bolt-on (추가인수) 작업들이 연달아 이루어지며, M&A를 통한 성장 방식은 여전히 유효할 수 밖에 없다.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라, 인수금융 기반의 LBO 등은 한계가 존재함에 따라, 별도 인수금융 없이 자기자본으로만 M&A 자금을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에 수 조원, 수 천억 원 단위의 부담스러운 대형 규모 Deal보다는 중소형 규모의 Deal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결국 중소/중견기업에게 오히려 기회로 작용하며, 다양한 투자와 인수의 구조를 구성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만약, 자금 확보가 너무 어렵다라고 생각이 드는 경우에는 오히려 Equity Swap 등을 통해서 재무적 부담을 줄이면서도 투자/인수 가능한 방안이 있음에 따라, 단순히 자금이 부담되어서 움직이지 않기 보다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으니 폭넓게 대안들을 고민하며 Deal making 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옥석 가르기를 통해 수익성 내실을 다지고 생존한 기업들은 오히려 새로운 투자자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이런 자금력을 토대로 동종업에서의 쏟아지는 매물을 대상으로 인수하며 Volume play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 어느 때 보다 외형을 확대하기에 좋은 시즌이다.
한동안 투자를 받기 용이했던 환경이었음에 따라, MAU, 매출 등 외형적 성장만이 증명되면, 업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상황이었으나, 최근에는 수익성 중심의 지표로 전환되면 충분한 내실 쌓기에 성공한 업체들이 시장에서의 옥석으로 불리고 있다.
특히, 신생 스타트업들은 과거에 MAU, 매출에만 집중했으나, 뒤늦게야 영업이익, 흑자 전환 등 기업의 내실을 다지고 수익성을 중시하며 방향을 전환하기 시작한다. 마켓컬리, 직방, 밀리의 서재 등 IPO를 준비하고 있는 유명한 스타트업들도 이에 대한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충분한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IPO 가치에 대해서 낮은 평가를 받게 된다는 우려로 인해, 이들 또한 수익성에 대해서 신경쓰게 듣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업체들은 새로운 투자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되고, 이는 결국 악순환을 가져오게 된다. 업계 Top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사업 환경 변화에 따른 경쟁 심화로 인해 매물로 이어지는 상황들이 연달아 발생하기 시작한다. 예컨대, OTT 서비스 업체 중 하나인 왓차도 과거에는 각광받았던 업체였으나,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쿠팡플레이 등 OTT 업체 간의 경쟁 심화로 인해 인력 감축, 오리지널 컨텐츠 제작 축소, 신사업 중단 등 본원적인 경쟁력을 영속하기에 어려워지기 시작하면서 시장에서의 매물로 등장하기 시작한다.
결국 스타트업부터 중소/중견까지 모든 기업들은 혹한기에서의 생존을 위해 비용 절감, 인력 조정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향후에 투자를 받기에 최적의 형태인 체질 개선을 진행 중이다
마지막으로
FI 중에서도 LP로부터 ‘옥석 가르기’ 된 PE/VC 들은 오히려 자금력이 풍부하고, 이들은 매물들의 범람에 대한 투자/인수를 적극적으로 고려 가능하며, 기 투자 포트폴리오는 수익성 개선에 힘을 쓰는 방향으로 변화한다.
결국 투자 혹한기에서는 누구나 힘들 것같지만, 사실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또한 투자 혹한기 때문에 앞으로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맞는 말이지만, 과거를 보았을 때, 우리는 앞으로의 변화가 어찌 될 것인지 충분히 유추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매물로 업체가 쏟아지고, 기업가치가 매크로 상황으로 인해 떨어진 지금은 오히려 기업을 투자/인수하기에 최적의 기회일 수 있다. 중소규모의 Deal을 중심으로 접근하고, 반면에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충분한 수익성 내실을 갖추고있다면 오히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업체로서 투자받기에 좋은 환경일 수 있다.
혹한기라고 공포감에 사로잡히지 말자. “위기가 기회다”라는 정형화된 공식이 있지 않은가? 위기는 누군가에게는 정말 말그대로의 위기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기회로 작용한다. 이 상황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순전히 기업인들의 몫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타개 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건강한 기업을 만들어 나가는 본질에 충실한다면 기회로서 작용할 것이라 감히 장담한다.
박시영 파트너